전 세계 10억명이 넘는 사람들이 본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은? 유명 사진작가의 명작도, 처절한 삶의 단편을 보여주는 보도 사진도 아니다. 바로 미국 사진작가 찰스 오리어가 찍은 ‘블리스(더없는 행복)’이란 사진이다. 도대체 무슨 사진이기에 10억명이 넘게 봤다는 걸까.
IT전문매체 ‘매셔블’은 “오리어의 ‘블리스’가 지금껏 가장 많은 사람이 본 사진일 수 있다”고 17일 밝혔다. 이유는 ‘블리스’가 윈도 XP의 초기 바탕화면이기 때문이다. 파란 하늘에 탁 트인 초원을 담은 윈도 XP의 바탕화면, 윈도 XP가 깔린 컴퓨터를 구매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볼 수밖에 없는 화면, 그게 바로 ‘블리스’라고 한다.
물론 10억이란 수치는 추정에 불과하다. 하지만 전 세계 윈도 XP 사용자의 수를 생각한다면 불가능한 수치는 아니다. 윈도XP는 출시된 지 벌써 1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고 가장 널리 쓰이는 운영체제라고 한다. 한 인터넷조사기관에 따르면 올해 1월 윈도 XP의 전 세계 운영체제 점유율은 47.19%다.
국내에선 ‘초원’으로 알려진 이 사진은 오리어가 윈도 XP 출시 5년 전인 1996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나파 밸리에서 촬영한 것이다.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 25년간 사진작가로 활약하던 오리어는 은퇴 후 나파 밸리를 우연히 지나가던 중 초원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져 즉흥적으로 사진을 촬영했다고 한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저작권료로 얼마를 지급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오리어는 “엄청난 금액”이라고만 밝혔다.
현재 오리어는 이 사진을 촬영했던 나파 밸리에 살고 있다고 한다. 그는 풍경의 아름다움에 매료돼 현지에 살면서 와인에 대한 책을 쓰는 것으로 전해졌다./조선일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