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에 따르면 평양시에서는 지난 1일부터 차도와 인도에 자전거 도로가 따로 정해졌다.

통신은 `자전거도로들을 새로 내왔다'란 제목의 기사에서 "조선(북한)에서 운동과 교통문제 해결에 효과적인 자전거 타기를 장려하고 있다"며 "평양시의 도로들에 자전거도로들이 따로 정해졌다"고 밝혔다.

통신은 "무궤도전차와 궤도전차 노선이 있는 곳에서 많은 경우 걸음길(인도)을, 그렇지 않은 데서는 차도로도 (자전거를) 탈 수 있게 했다"며 "자전거 이용자들의 안전을 위해 흰색으로 표식선들을 쳐주는 사업이 짧은 기간에 끝났다"고 전했다.

지난 9월3일 조선중앙통신은 평양과 여러 지방도시, 농촌에 자전거주차장이 늘어나고 있으며 출판보도물들은 자전거 이용에 관한 규정과 상식을 주민들에게 알려주고 있다고 전했다.

통신은 또 평양자전거합영공장에서 여러 가지 형태의 맵시 있는 자전거들을 한해 수만 대씩 생산하고 있다며 북한에서 자전거보급이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음을 강조했다.

북한이 이처럼 주민들의 자전거 이용을 위해 여러 가지 조치를 취하는 것은 북한에서 자전거 이용자가 급속도로 증가한 것과 연관이 있다.

북한에는 자가용 승용차가 많지 않고 평양을 제외한 많은 지역에서 대중교통 수단이 발달하지 못해 자전거는 주민들의 매우 중요한 교통수단이다.탈북자들에 따르면 자전거는 `고난의 행군'이 시작된 1990년대 후반부터 청진, 원산 등 항구도시에서부터 급속히 퍼지기 시작했다.

당시 일본을 오가던 북한 무역선원들이 일본제 중고자전거를 헐값에 사다가 시장에 넘기면서 북한에서는 일본산 중고자전거 붐이 불기 시작했다. 평양은 물론 지방도시와 농촌지역의 시장에도 자전거 전용 매장이 있을 정도로 자전거가 북한 전역에 급속히 보급됐다.

자전거가 주민들의 중요한 교통수단이 되면서 자전거로 인한 범죄도 급속도로 증가했고, 이에 북한 당국은 1990년대 말∼2000년대 초부터 자전거 면허증과 번호판 제도를 시행했다.

하지만 2006년 10월 북한의 1차 핵실험으로 일본이 해산물을 비롯한 북한산 물품의 수입을 전면금지하면서 북한 무역선이 일본에 입항하지 못했고 이에 따라 일본제 중고자전거의 반입도 중단됐다.

이후 북한은 늘어나는 주민들의 자전거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중국과 합영으로 자전거공장을 만들어 자전거를 생산해 왔으며 최근에는 1990년대부터 통제하던 여성의 자전거 이용을 허용하기도 했다.

한편 평양시에 자전거전용도로를 새로 만든 것은 최근 평양에서 자동차 통행량이 부쩍 증가한 것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평양을 다녀온 관광객들은 예전보다 평양시내 자동차 통행량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고 증언했다.

한 탈북자는 "예전에 자동차가 많지 않을 때는 자전거들이 차도 한복판으로도 막 달렸다"며 "하지만 근래에는 자동차가 많아져 자전거 이용자가 교통사고를 당하는 일이 종종 발생하곤 했다"고 전했다.

/안소영기자dokdotimes@daum.net